[중고령발달장애인지원 이야기]"싫어요"에서 "알겠어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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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령발달장애인지원 이야기]
"싫어요"에서 "알겠어요"까지
새봄님은 보육원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지인분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처음 만난 새봄님의 세상은 아주 작았습니다.
새봄님은 늘 지인분의 곁에 머물렀습니다.
지인분을 엄마라고 부르며 따랐고 지인분의 옷 수선집 한편에서 작은 일을 도우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새봄님이 가장 익숙하고 즐거운 활동은 단추를 떼는 일이었습니다.
지인분이 곁에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간단한 질문에도 “엄마한테 물어봐야 되요”, “싫어요”, “안가요” 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지인분은 가게를 운영하느라 새봄님의 일상을 지원하기는 어려웠고 그렇게 옷 수선집은 새봄님의 삶의 대부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새로운 장소에 가는 일은 새봄님에게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다 싫다고 하시는 통에 근처에 산책을 나가는 일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권하기보다 도움을 요청해보기로 했습니다.
“마트에 가고 싶은데 길을 잘 모르니 도와주세요“라고 부탁드리자, 새봄님은 ”길만 알려줄께요”라며 앞장서 주셨습니다. 길을 알려준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원하는 물품을 선물도 해드렸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그 도움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 받는 경험이 낯설지만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날 이후 다음 만남은 조금 더 수월해졌고 몇 차례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질문에 대답도 해주고 나가자는 말에“알겠어요"라고 대답해주십니다. 지금은 마트도 산책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중고령발달장애인분들은 누군가 먼저 손을 내밀어주지 않으면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세상과 관계맺는 일이 어렵습니다. 누군가의 손길이 있었다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옷 수선집 안에 머물러 있던 새봄님의 세상이 조금씩 넓어질 수 있도록 곁에서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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