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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령발달장애인지원 이야기] “닫힌 문 너머, 세상으로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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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채움생활팀
댓글 0건 조회 35회 작성일 26-04-0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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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령발달장애인지원 이야기] “닫힌 문 너머, 세상으로 향한 첫 걸음”

이하늘님은 50세의 지적장애로 고령의 어머님과 단둘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장애로 인해 학창시절 겪은 괴롭힘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속 깊은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 후 이하늘님의 세상은 점점 좁아졌습니다. 집이 전부가 되었고, 방 안은 가장 안전한 공간이 되었습니다.

어머님과도 대화를 나누지 않은 채 TV 소리만 크게 켜두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익숙한 일상입니다.

나이가 들고 누워만 있으니 다리에도 힘이 없어지고 나가기는 점점 힘들어집니다.
혼자만의 세상 속에 머무는 아들을 바라보며 어머님은 늘 같은 걱정을 품고 계셨습니다.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어떻게 지낼까.”

걱정은 되지만 마음의 문이 닫힌 상태에서는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가정방문을 갈 때마다 이하늘님은 늘 같은 말로 마음의 선을 그었습니다.

저 안 나갈 거예요.”

혹시 좋아하는 것이 작은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싶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뭘 좋아하세요?”

잠시 후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따뜻하고 일상적인 말이었습니다.

아이스 커피, 핫초코 좋아해요

작은 희망을 품고 함께 사러 나가보자고 권해보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또렷했습니다.

나가기 싫으니까 택배로 보내주세요그 말에 웃음이 나면서도 마음 한편은 무거웠습니다.

 

우선 나가자는 말보다 먼저 안부를 묻고, 계절 이야기를 나누고, TV에서 본 장면을 함께 이야기하며 그저 찾아오는 사람으로 곁에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오랜시간 닫혀 있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어머님은
“그래도 선생님 올 때는 말이라도 나누지, 누가 우리 집을 찾아주겠어요.”
라고 말씀하시며 늘 감사한 마음을 전하셨습니다.

그 마음이 이해되었기에 쉽게 발길을 끊을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그만해야 하나.’
하는 조용한 포기의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포기와 기다림 사이를 오가며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늘 하던 것 처럼 큰 기대 없이 물었습니다.

하늘님, 좋아하는 핫초코 사러 한 번 나가보실래요?”

……다음에 나갈래요.”

당장 나가겠다는 말은 아니었지만 작은 가능성의 대답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그저 평소처럼 안부를 묻는 마음으로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하늘님은 정말 집 밖으로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수없이 오갔던 거절과 망설임 끝에 이루어진 그 한 걸음은, 단순한 외출이 아니라 오랜 기다림과 관계가 만들어낸 변화의 순간이었습니다.


중고령발달장애인의 변화는 갑작스럽게 찾아오지 않습니다.

마음을 열기까지 오랜시간이 필요하고 작은 시도 하나에도 수많은 망설임이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그 변화는 더디고 조용하게 시작되지만, 한번 내디딘 한 걸음은 분명 다음 걸음으로 이어질 힘이 됩니다.

우리는 그 느린 변화를 믿으며, 오늘도 보통의 일상을 향한 한 걸음을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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