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미진 씨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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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미진 씨 이야기 3 [동행] 미진 씨 이야기 3](https://ycsupport.or.kr/data/file/gallery/1893338326_NTW2vCLI_EAB28CEC8B9CEAB880_EC82ACECA784.jpg)
3. 쿠팡
“나 이어폰 사야 해요. 블루투스 되는 거요. 보조배터리도요.”
“미진 씨...”
“선생님, 시계줄 이거 좀 불편해요~ 시계줄 사볼까?”
이디야에 들어온 미진 씨는 인사는 생략하고 본론부터 말합니다. 오늘, 쿠팡을 배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합니다.
이미 쿠팡에 들어가 이것저것 물건을 보았나 봅니다. 뭐가 좋나? 어떤 게 좋나? 골똘히 고릅니다.
쿠팡 회원가입, 결제 카드 등록, 배송지 및 연락처 입력,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 쿠팡 결제 비밀번호 설정까지 다 했습니다. 뭐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미진 씨의 이니셜과 생일을 조합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고, 집 주소도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입력해보았습니다. 계좌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를 가져오려 집까지 다시 다녀왔습니다. 미진 씨는 집까지 금방이라며 붙잡을 새도 없이 이디야를 나가 빗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미진 씨가 있었다가 (잠시) 없는 자리를 보고 있으니, 미진 씨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필요한 물건을 핸드폰으로 살 수 있는 간편함을, 이것저것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를, 오늘 시키면 내일 도착하는 스피드함을 미진 씨도 느껴야지요.
[결제 완료]를 보기 위해 1시간이 걸렸습니다. [결제 완료]를 볼 때까지 미진 씨는 음료 한 모금 안 마셨습니다. 처음이라 그럴 겁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습니다. 하다 보면, 하게 됩니다.
“지금 저희 1시간 동안 쿠팡만 했어요. 쿠팡하려고 만난 게 아닌데. 그렇죠?”
“할 줄 몰라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요. 배워야 해요.”
“이모는요?”
“이모 이거 못해요. 선생님 덕분에 이거 배웠네. 고마워요. 하는 법 배워야 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지난주에 같이 정리했던 미진 씨 일과표를 다시 꺼냈습니다. 미진 씨가 하고 있는 것들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오전엔 한글교실에 가고, 생활수학을 공부하고, 요가도 합니다. 월화수목금 오후에는 카페가서 일합니다. 미진 씨는 본인의 일상을 만족하는데 이모 혹은 저의 의지로 ‘동행’을 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미진 씨가 하고 싶어서, 미진 씨가 생각해서, 미진 씨가 선택해서 동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동행’을 왜 신청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모가 동행 포스터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모가 시켜서 하는 건 아닙니다.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거예요.” 합니다. 미진 씨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미진 씨가 하고 싶은 취미 생활도 하고, 사람 만나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전했습니다.
“미진 씨, 요리학원, 운동 동호회, 공예 모임 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 중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세 개를 다 하기에는 어려울 거예요.” “동호회요!” “그럴 거 같았어요. 운동은 뭐든 상관없어요? 자전거든, 러닝이든.” “네.” “좋아요. 운동 동호회면 사람 많이 만나겠네요. 저는 미진 씨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사귀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과 사귀면 좋겠다는 말에, 미진 씨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합니다.
“동호회는 제가 알아볼게요. 동호회를 시작하게 되면 이제는 미진 씨가 열심히 해야 해요. 미진 씨의 동호회니까요? 저는 미진 씨 뒤에 있을게요. 그리고... 미진 씨... 알죠? 저 낯 가려요.”
“선생님 낯 가려요? 아이고 어째? 제가 열심히 할게요.” - 8월 11일 금요일 -
“나 이어폰 사야 해요. 블루투스 되는 거요. 보조배터리도요.”
“미진 씨...”
“선생님, 시계줄 이거 좀 불편해요~ 시계줄 사볼까?”
이디야에 들어온 미진 씨는 인사는 생략하고 본론부터 말합니다. 오늘, 쿠팡을 배우겠다는 의지가 분명합니다.
이미 쿠팡에 들어가 이것저것 물건을 보았나 봅니다. 뭐가 좋나? 어떤 게 좋나? 골똘히 고릅니다.
쿠팡 회원가입, 결제 카드 등록, 배송지 및 연락처 입력, 개인통관고유부호 발급, 쿠팡 결제 비밀번호 설정까지 다 했습니다. 뭐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미진 씨의 이니셜과 생일을 조합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만들고, 집 주소도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입력해보았습니다. 계좌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를 가져오려 집까지 다시 다녀왔습니다. 미진 씨는 집까지 금방이라며 붙잡을 새도 없이 이디야를 나가 빗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미진 씨가 있었다가 (잠시) 없는 자리를 보고 있으니, 미진 씨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필요한 물건을 핸드폰으로 살 수 있는 간편함을, 이것저것 구경하고 쇼핑하는 재미를, 오늘 시키면 내일 도착하는 스피드함을 미진 씨도 느껴야지요.
[결제 완료]를 보기 위해 1시간이 걸렸습니다. [결제 완료]를 볼 때까지 미진 씨는 음료 한 모금 안 마셨습니다. 처음이라 그럴 겁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은 쉽습니다. 하다 보면, 하게 됩니다.
“지금 저희 1시간 동안 쿠팡만 했어요. 쿠팡하려고 만난 게 아닌데. 그렇죠?”
“할 줄 몰라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요. 배워야 해요.”
“이모는요?”
“이모 이거 못해요. 선생님 덕분에 이거 배웠네. 고마워요. 하는 법 배워야 해.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
지난주에 같이 정리했던 미진 씨 일과표를 다시 꺼냈습니다. 미진 씨가 하고 있는 것들이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오전엔 한글교실에 가고, 생활수학을 공부하고, 요가도 합니다. 월화수목금 오후에는 카페가서 일합니다. 미진 씨는 본인의 일상을 만족하는데 이모 혹은 저의 의지로 ‘동행’을 하는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미진 씨가 하고 싶어서, 미진 씨가 생각해서, 미진 씨가 선택해서 동행했으면 좋겠습니다.
‘동행’을 왜 신청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이모가 동행 포스터를 보여줬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모가 시켜서 하는 건 아닙니다. “하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거예요.” 합니다. 미진 씨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미진 씨가 하고 싶은 취미 생활도 하고, 사람 만나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전했습니다.
“미진 씨, 요리학원, 운동 동호회, 공예 모임 하고 싶다고 하셨잖아요. 이 중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예요? 세 개를 다 하기에는 어려울 거예요.” “동호회요!” “그럴 거 같았어요. 운동은 뭐든 상관없어요? 자전거든, 러닝이든.” “네.” “좋아요. 운동 동호회면 사람 많이 만나겠네요. 저는 미진 씨가 사람들과 많이 만나고 사귀었으면 좋겠어요.”
사람들과 사귀면 좋겠다는 말에, 미진 씨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부끄러워합니다.
“동호회는 제가 알아볼게요. 동호회를 시작하게 되면 이제는 미진 씨가 열심히 해야 해요. 미진 씨의 동호회니까요? 저는 미진 씨 뒤에 있을게요. 그리고... 미진 씨... 알죠? 저 낯 가려요.”
“선생님 낯 가려요? 아이고 어째? 제가 열심히 할게요.” - 8월 11일 금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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