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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미진 씨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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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복지관
댓글 0건 조회 566회 작성일 23-08-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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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미진 씨 이야기 2[동행] 미진 씨 이야기 2
2. 앙버터빵

우편을 보내러 우체국에 잠깐 들렀습니다. 업무를 다 보고 뒤를 돌아보니 미진 씨는 통화 중입니다. “선생님! 도와줘요. 번호 좀 불러줘요.” 도시가스에서 요금을 환급해준다고 계좌번호를 불러 달라 했답니다. 미진 씨한테 통장을 건네받아 계좌번호를 불렀는데 수화기 너머 “본인이 직접 해주셔야 해요.”라고 합니다. 제가 숫자를 작게 불러주면 미진 씨는 상담원에게 전했습니다.
  “미진 씨, 한글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
  “그러게요. 아휴, 선생님 덕분에 살았네.”

카페에 갔습니다. “선생님 골라요~ 제가 살게요. 저는 요거트 스무디요.” 사장님은 요거트 스무디는 없다며, 메뉴판을 안내해주셨습니다. 미진 씨는 아몬드 크림 라떼와 초코 라떼 중에 고민하다, 초코라떼를 골랐습니다. 카드를 내밀어 결제하는 미진 씨의 모습이 무척 자신 있습니다. 기다리던 라떼 두 잔이 나오고, 초코 라떼를 한 입 맛본 미진 씨는 조용히 “에이~ 우리 카페 초코 라떼가 더 맛있다.” 합니다. 카페에 선생님이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가방과 지갑도 파니 놀러 오라고 덧붙입니다. 알겠다고 했는데, 꼭 놀러오라고 몇 번이고 말합니다. 일하고 있는 카페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집니다. 맛있게 마시면서도 초코 라떼를 흉보는 미진 씨의 속셈이 보여 웃었습니다. 취업하면 자꾸만 자랑하고 싶은 게 당연합니다. 저도, 제 친구들도 모두 그랬으니까요. 언제 한번 미진 씨 카페에 놀러 가야겠습니다.

히긴스도 사장님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근사한 카페입니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미진 씨는 카메라에 손 하트를 날리며 자세를 잡습니다. 카페 입구에도 능소화가 예쁘게 피었습니다. 챙겨간 폴라로이드로 서로를 남겨주었습니다.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다 소중히 가방에 넣습니다. 미진 씨는 카페에서 실습하는 이야기, 교회에 다니게 된 소식, 그리고 갤럭시S23과 갤럭시워치5 자랑을 잔뜩 들려주었습니다. 얘기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다가와 앙버터빵을 주셨습니다. “서비스예요. 저희 카페 예쁘다고 해주셔서요.” 사장님은 저희의 폴라로이드 사진도 구경하다 가셨습니다.
사장님이 앙버터빵을 준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메뉴판 읽기 어려워, 어떤 음료가 있는지 알려주는 저희의 모습이 다른 손님과는 달라 보였을까요? 저희의 대화가 조금은 어리숙해 보였을까요? 상관없습니다. 이렇게 미진 씨를 알아주고, 살펴주는 이웃이 하나씩 늘어갑니다. 이 카페에 또 오면 사장님은 미진 씨를 알아봐 줄 것입니다. 한 번 더 말을 걸어줄 거고, 한 번 더 눈길을 보내줄 테지요. 이거구나 싶습니다. 앙버터빵 하나에 마음이 벅찹니다.

 “미진 씨, 미진 씨가 카페에서 실습도 하고 있고, 교회도 다니기 시작했잖아요. 이런 일상들을 종이에다가 정리해보면 좋겠어요. 한눈에 볼 수 있게요. 그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빈 공간이 있을 거예요. 그 공간을 우리가 채워볼까요?”
  “좋아요. 근데 저 글 못 쓰는데.”
  “제가 적을게요. 미진 씨의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일상을 알려주세요.”
  “일단 일어나서 인간극장을 보고요. 인간극장이 끝나면 아침마당을 봐요. 아침밥 먹으면서요. 그리고…”
  …
  “자~ 미진 씨의 일주일 일과표예요. 미진 씨는 목요일, 금요일 오전이 네모나게 비었네요.”
  “토요일도요. 토요일에 저 아무것도 안 해요. 집에만 있어요.”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미진 씨 하고 싶은 거 있어요?”
미진 씨는 요리를 배워보고 싶다고 합니다. 밥은 할 수 있는데 요리를 못해 반찬은 이모가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손재주가 좋아 요리도 배우면 금방 잘할 겁니다. 또, 양천구에 있는 모임에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십자수같이 공예 모임이 괜찮다고 합니다. 자전거를 잘 타니 자전거 동호회나 운동 동호회는 어떤지 물어보았는데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어우러진 미진 씨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 8월 2일 수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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