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활동실 '마음을 그리다'
엄마의 손을 잡고, 오늘은 밖에 있는 미술 공방에 갑니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도자기 위에 그림을 그리고, 정성껏 색칠도 합니다.
내가 만든 컵, 접시 등을 보면, 저절로 히죽히죽 미소가 지어집니다.
쓱싹쓱싹,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요.
-조심조심 그리고, 멋지게 칠하고-
한 아이가 엄마 손을 잡고서 공방에 들어옵니다.
엄마는 선생님에게 잘 부탁한다고 말하며 문을 나섭니다.
아이는 의자에 앉기도 전에 “선생님 공룡이예요”라고 말하며 공방에 전시된 공룡도자기를 가리킵니다.
벌써부터 아이들은 ‘오늘은 무엇을 만들까’하며 궁금해하는 표정입니다.
박수경 미술선생님은 두 개의 테이블에 아이들을 나눠서 앉히고, 차근차근 오늘의 만들기를 설명합니다.
“오늘은 귀여운 그림을 오려서, 도자기 접시에 대고 그릴거예요”
얼굴이 둥글고, 단발인 소녀의 그림을 오리는 아이들의 손 끝이 참으로 야무집니다.
옹기종기 둘러앉은 아이들의 두 눈이 반짝반짝 빛납니다.
얼마나 열심히 그림을 오리는지, 그 모습이 귀여워서 ‘큭’ 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다른 친구가 만드는 모습을 힐끔 본 아이의 손이 분주해졌습니다.
도자기 위에 그림종이를 놓고 연필로 꾹꾹 그리면서 잘 그려졌는지 종이를 뒤척여봅니다.
엄마, 이거 내가 만들었어요!
콕콕, 붓에 물감을 묻히고 도자기 위에 색을 칠합니다.
아이의 그림 속, 주인공은 눈도 삐뚤, 입도 삐뚤어서 약간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여기에 파란 원피스도 입히고, 머리
도 까맣게 염색을 하니까 원래 그림과 똑같아 보입니다.
“선생님, 저 노랑색이요. 여기 해야해요”
“어 잠깐만요, 여기있다”
“이건 어떻게 해요 선생님?”
“어디보자, 어 이건 이렇게 하면 돼요. 자, 펜을 꾹 누르면서 이렇게 이렇게. 우와 잘 한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은 말 수가 더욱 적어지고, 도자기 접시안으로 빠져들 것 같습니다.
짜잔~ 아이들의 완성한 작품은, 흠 잛을 데 없이 멋집니다.
손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나의 멋진 작품을 만듭니다.
내 손 끝으로 만들어내는 작품. 내가 나에게 주는 ‘희망을 담은 선물’입니다.
장애는 세상이 만든 편견일 뿐, 내 인생의 장애는 아닙니다.
칠하고, 오리고, 붙이고.
-몸과 마음이 함께 만들어내는 냅킨공예-
2014년부터는 ‘냅킨공예반’을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냅킨공예는 작업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고,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서 성인들로 구성하여 진행합니다.
2월에 개강하여 현재 1개월동안 4번의 수업을 했고,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간정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소는 얇게 펴발라야 해요. 그럴려면 붓의 끝에 제소를 묻혀서 끝을 정리해가면서 발라야 해요”
정적이 흐리고, 각자의 붓질은 정교하고 섬세해집니다.
“두 번 바르고 나면 이제 아크릴물감을 바르시면 돼요. 그래야지 작품의 평면이 깨끗해서 냅킨을 붙이기가 수월합니
다. 어 잘 하시네요~ 맞아요 그렇게 하시면 돼요”
아직 네번째 시간인데도 다들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제법 전문가답습니다.
그 동안 미술선생님은 제소가 빨리 마를 수 있도록 헤어드라이어로 말려줍니다.
이제 냅킨을 오릴 차례입니다.
“냅킨을 오릴 때 가위질을 하게 되는데요, 가위질은 손의 대근육을 자극시키는 운동이 됩니다. 또한 집중력을 키워주는
활동이 되기도 합니다”
꽃 잎 하나하나가 행여라도 잘릴까봐 조심스럽게 가위를 갖다댑니다.
오려낸 꽃 잎, 나뭇입 등을 티슈케이스 위에 올려놓아 봅니다.
이렇게 저렇게 자리를 바꿔가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입니다.
미술활동실 참여자, 인터뷰
“언제부터 냅킨공예를 시작하셨어요?”
“지금 한 달 되었어요. 올 해 시작할 때부터 하고 있어요”
“냅킨공예, 재밌으세요?”
“네, 재밌어요. 매주 하는데요, 한 번만 해서 조금 아쉬워요”
“만드는게 재밌네요. 조금 어렵긴하지만요”
“지난주까지 연습으로 만들다가, 이번주부터 작품만들기에 돌입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긴장되시겠어요(웃음)”
“네. 그래서 그런지 냅킨을 오리고, 오려낸 부분을 티슈케이스에 딱풀로 붙이는 것도 신중해져요”
“집에 가서 보여줘야죠. 그러려면 천천히 오려야 해요. 오늘은 작품의 크기가 조금 크고 냅킨의 모양도 어렵네요”
미술활동실 담당자, 인터뷰
“올 해부터 냅킨공예를 시작하게 된 취지가 무엇인가요?”
“성인분들이 조금 더 다양한 미술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진행하게 되었어요”
“지난주까지, 가위질 연습도 했다고 하던데요?”
“처음 수업을 할 때는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연필꽂이 등을 만들었어요. 그러면서 가위질 연습도 했어요. 왜냐하면 냅킨 소재
가 얇고 잘 찢어지기 때문에 가위로 빠르게 자르면 티슈케이스에 가지런하게 붙이기가 힘들거든요”
“작품에 냅킨을 붙인 다음에는 어떻게 하나요?”
“그런 다음에는 작품에 바니쉬를 발라서 말려요. 바니쉬를 바르면 작품의 표면에서 윤도 나고, 마치 그림을 직접 그린것과
같이 자연스러워지거든요”
고객기자 ‘현장인터뷰’
우리복지관에서는 발달장애인 청년 자조모임인 ‘나무그늘’ 회원을 중심으로, ’우리들의 꿈’을 진행하고 있다.
(사)한국장애인미술협회에서 미술강사를 파견함과 동시에 미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에 우리복지관은 ‘우리들의 꿈’이
라는 이름으로 참여하고 있다.
서양화교실은 장애라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던 장애인들의 예술 활동과 여가생활을 증진시키고자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감수성을 표현하다!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 서양화교실
우리 복지관의 서양화교실에 참여하는 청년들은 2013년도에 구로아트벨리에서 개최한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었다. 그간 그렸던 뛰어난 작품들을 전시함으로써 관람하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았다.
장애인들을 지도하고 있는 미술 강사는 “장애인들의 상상력과 감성은 비장애인들과 달리 상식을 초월하는 능력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색채를 구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도 수묵화를 통해 짙고 연한 것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을 충분히 그릴 수 있죠”라고 장애인들의 높은 예술성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참여하고 있는 유OO 회원(뇌병변 1급)은 “붓으로 캔버스에 여러 색을 칠할 때에는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어릴 적 마음처럼 순수해져요”라며 즐거워했다.
학창시절 이후에 처음으로 붓을 잡았다는 김OO 회원(언어장애 3급)은 “말로 할 수 없는 나만의 감정과 느낌을 화폭에 그대로 표현하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라고 글로서 소감을 전했다.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뿐 그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처럼 누구든지 한번쯤은 꿈꿔왔던 화가의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고객기자 1기 이정익 기자>
※본 뉴스레터에 포함된 사진과 영상은 참여자의 초상권동의를 받고 진행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